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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꿈꾼 '감초 국산화' 600년만에 2조원 시장 '눈앞'
관리자 2023-07-26
국내 감초 신품종  '원단'을 개발한 이정훈 박사가 감초 품종개발을 위한 계통육성 시험포장에서 재배상황을 설명하던 중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국내 감초 신품종 '원단'을 개발한 이정훈 박사가 감초 품종개발을 위한 계통육성 시험포장에서 재배상황을 설명하던 중 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혁수

 

감초는 '약방의 감초'라는 말처럼 탁월한 효능과 감미로 한방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한약재중 하나다. 

'반사막성 식물'인 감초는 국내 기후여건상 야생상태로 존재하기 어려워 

그동안 국제교육을 통해서만 조달이 가능했다. 

감초 자생지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대부분 무단채취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사막지역에서의 무단채취는 토양오염과 사막 가속화를 촉발시켜 전 세계적인 황사 발생의 단초가 됐다. 

국제연합(UN)에서는 1994년 사막화 방지 협약 체결을 통해 야생 감초의 수출을 제한하게 됐고 

세계 감초 시장은 유럽, 중동 및 아시아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국내 수입 감초 가격은 이들의 이해에 따라 상승세를 계속할 수 밖에 없었다. 

'감초 작물화' 시도가 국내 연구진의 큰 숙제가 된 배경이다.

 

국내 식재된 감초는 장마철 고온다습한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잎이 거의 낙엽되는 생리장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현상은 수량과 성분을 감소 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국내에서 감초 재배가 어려운 이유로 꼽혔다. 

조선왕조실록에 세종, 문종, 선종, 선조, 광해군때까지 감초 재배를 시도한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오랜 연구가 이어졌지만 그 결과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 약용작물과 이정훈(46) 박사는 13일 

"약용작물로서 감초의 해외 의존도는 계속 증가했고, 

국내에서 감초를 재배하더라도 지표성분 함량이 대한민국약전 기준치

(글리시리진 2.5%, 리퀴리티게닌 0.7% 이상)에 미달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원예원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환경에 적합한 종간교잡 품종 개발에 힘써 왔으며 

2013년 유럽감초와 만주감초를 종간교잡해 국내 최초로 '원감(元甘·최고의 감초라는 뜻)'을 

신품종으로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또 올 해 대한민국 약전에 신품종을 등재함으로써 

세종대왕 이후 600년 만에 국산 감초를 생산·유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농진청 연구진이 이루어 낸 엄청난 쾌거였다.

 

한약의 재료가 되는 약용식물은 기원 즉 식물종(種)을 밝혀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약은 대부분 한약재로 통용되기 문에 식물분류학적인 종, 품종 및 산지 등 기원이 분명해야 한다. 

이 박사는 이를 위해 우리가 육성한 원감이 유럽감초(G.glabra)와 만주감초(G. uralensis)의 자연교잡 

신종인 'G.korshinski'와 내부조직 및 형태학적으로 동일한 특성을 갖고 있는 동일한 기원식물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냈다.


국산 감초 개발 경제적 효과는 적지 않다. '원감' 품종의 약전 등록으로 

국산 감초의 생산·유통 기반이 마련됨으로써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수입대체효과를 가져올 수 있고, 

동시에 2조원 규모의 세계 감초 추출물 산업에 진입할 기회도 생겼다. 

또 새로 확보한 종간 교배기술로 다양한 유전자원 변이 창출이 가능해 관련 산업체의 기호(needs)를 반영한 

품종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농진청은 '감초 산업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원예원, 충북도농업기술원, 제천시가 업무협약을 맺고 감초를 중심으로 한 약용산업 

발전방안 마련에 나선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원예원은 감초 신품종 보급 및 고품질 생산기술 등 

현장애로 사항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충북도원은 특화작목 육성을 위한 연구기술 개발 및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천시는 감초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지역특화작목으로 감초를 육성하기로 했다.


난 3월에는 감초 주산지 육성 및 산업화 추진을 위한 협의체도 발족했다. 

협의체는 제천시를 중심으로 정부(원예원), 지자체(충북도원·충북테크노파크), 생산자(감초 작목반), 

대학(공주대·농수산대) 등과 산업화 추진전략을 설정하고 △종근 생산단지 조성 △감초 신품종을 활용한 소재개발

 △생산자·기업체 연계 및 기업체 상품 개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농진청은 제천시를 감초 주산지 및 종근생산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기 위해 선도 농가에 

1ha 이상 신품종을 우선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 오는 2024년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지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국산 감초 '원단'은 600년전 세종대왕이 시작해 최근까지 진행돼 온 

감초연구의 큰 결실"이라며 "이번 감초의 사례가 국내 약용작물 산업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품종개발 및 산업화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음성(충북)=정혁수 기자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713093743924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