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컨텐츠 바로가기
[문광운의 화풍정(火風鼎)] ‘약용작물산업육성법’ 제정 필요하다
관리자 2021-11-23
 한 때 TV에서 ‘허준’과 ‘상도(商道)’ 등 한약재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로 유명한 역사적 실재 인물과 청나라와 인삼무역을 하며 고려인삼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알린 조선 순조 때의 거상 임상옥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지만 국산 한약재의 우수성을 알리고 일상생활에서 약용작물 소비를 보편화한 효과도 컸다.

이를 계기로 약용작물 직거래장터가 활성화되고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약용작물을 ‘자가규격품’으로 포장해 한의원이나 일반시장에서 자유롭게 유통함으로써 소득제고를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약재 시장이 개방되면서 저가의 중국산 약재가 범람하자 생산 농가들은 위기에 직면했다. 농가가 감소하고 재배면적과 생산량 모두 정체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1995년 6만3000호이던 농가는 2010년 4만2904호에서 2019년 3만241호로 절반이나 줄었다. 재배면적은 같은 기간 1만4954ha에서 1만2804ha, 1만1306ha로 비슷하다. 다만, 생산량의 경우 4만1980톤에서 6만2669톤으로 증가한데 이어 6만4111톤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

사실 약용작물은 일반적인 한약재를 비롯해 기능성식품, 의약품, 산업용 등 용도가 다양화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웰빙’ 인식과 함께 시장규모도 확대되는 추세다. 약용작물 시장규모는 5조원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한약재 수입 범람을 비롯해 국산과 수입산 혼입, 원산지 둔갑 및 식품용 약재의 의약품 변경 등 다양하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와 소비자 몫이다.

한약재 수입은 2019년 1억4500만 달러로 수출 대비 18배나 많다고 한다. 식품용 수입 한약재도 연간 5000톤 이상이어서 원산지나 용도 둔갑 의혹이 높다. 한약재 수입은 품질에 대한 신뢰저하와 소비자 외면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측면에서 엄격한 사후관리가 요구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약용작물 관리는 용도와 유통과정 등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 흩어져 일원화된 관리 및 지원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복지부의 경우 올해 우수한약 관리 제도를 도입하면서 우수한약재를 친환경인증 약재로 한정해 농가의 반발을 샀다. 대부분 뿌리작물인 약용작물 특성상 연작이 어렵고 주기적으로 재배지를 옮겨 유기재배가 어려운 데다 재배기술도 보급되지 않아 탁상행정이란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한국생약협회는 우수한약재에 친환경 약재와 함께 농식품부의 GAP(우수농산물관리기준) 인증 한약재를 포함할 것을 요청해 주목된다. GAP의 경우 토양과 수질 및 농약관리까지 기준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안전시스템으로 우수한약재 지정에 적합하다는 논리다.

최근에는 복지부의 한약재 수급조절업무가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이관돼 적절한 업무조정이란 평가를 받는다. 수급조절제도는 시장개방과 함께 국산 한약재 보호를 위해 도입됐다. 1993년 520개 한약재 중 70개 품목으로 시작했으나 현재 11개 품목만 남았다. 위원회는 한약재 생산자와 제조 및 유통관계자들이 참여하는데 매년 수입품목과 쿼터를 정한다. 이번 업무이관과 한약재 관리규정 개정으로 생산자 조사 소위원회를 구성해 유통가격과 생산량 등 수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조사가 가능해 일방적 수입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계약재배와 공동수매 방안을 강구토록 규정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생산에서 소비단계까지 수급안정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정비도 시급하다. 생약협회가 품목별로 약용작물 실명제나 등록제 및 이력추적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설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이런 측면에서 차제에 약용작물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약용작물산업 발전 기본법’ 제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2017년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것으로 결실을 보지 못하고 폐기됐다. 법안은 약용작물산업을 육성·발전시켜 농업인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 장관이 약용작물산업 발전 기본계획 수립하고, 실태조사와 연구 및 기술개발, 교육훈련, 전문인력 양성, 품질인증, 경영안정을 위한 생산기반시설 정비 및 재해예방 시설 지원, 품질향상, 판매확대, 시장개척 및 홍보 등을 시행토록 규정함으로써 약용작물 전반의 산업적 발전을 꾀하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를 연계한 법률 제정에 역량을 집중할 시점이다.
 

출처 : 한국농어민신문(http://www.agrinet.co.kr)